머리카락: 곱슬거리는 밤색머리는 아직 멀쩡한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
눈: 한 눈에 여러 색이 섞인 홍채이색증(파이아이). 밝은 갈색 섞인 푸른 눈은 가라앉은 흙탕물과 같았다. 짙게 드리워진 다크써클이 그의 피곤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왼쪽 눈 옆의 상처는 최근에 생긴 것 같다. 넋 놓고 있다 어딘가에 긁힌 모양.
피부: 창백한 피부는 전쟁 이후 관리하지 못해 푸석해졌다. 어릴 적 아토피를 앓았기 때문에 목에 흉이 져 있다.
성격
우울함 | 실중적 | 현실적 | 성실함 | 도덕적 | 묵묵함
"...바뀌지 않을 거에요. 차악과 최악, 최악을 위한 휴식의 반복일 겁니다."
:그는 누가 봐도 '기운없고 슬퍼보이는 사람'이었다. 주위에서 왁자지껄 희망을 얘기해도 홀로 잠잠히 가라앉아 있던 사람. 잘 될 거란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는 사람. 그는 판단에 한해선 냉정하다 싶을 만큼 현실적이었다. 동틀 무렵, 옅게 메마른 목소리는 넋두리처럼 비관적인 미래를 내뱉곤 했다. 그는 근래 일어난 외국의 내전이나 역사 속 전쟁의 사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전쟁은 늘 참담했다. 그는 제 지식을 토대로 유추한 절망과 경험의 슬픔에 깊게 빠져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람이니까요."
:그 절망과는 별개로, 산 사람은 살아야 했다. 전쟁 전 몸에 밴 습관이 아직 제 기능을 하는 지, 수면을 제외한 모든 일은 규칙적으로 돌아갔다. 그의 과도한 성실함은 천성인지라 주는 일은 군말없이 받아하고, 자기 일은 끌어안아 내놓지 않는 편이었다. '곧 죽을 것 같이 구는 놈이 살기는 제일 열심히 산다'는 핀잔도 들었던 것 같다. 그의 마지막 남은 이상은 '사람에 대한 기대'였으므로, 엄연히 살아있는 다른 생존자의 물건을 훔치거나 섣부른 살인을 저지르는 등의 비도덕적 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전쟁을 일으킨 군대를 증오했기에 더더욱 같은 부류의 사람이 되고싶지 않았다. '혼자 깨끗한 척 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괴로이 고개를 돌려버릴 것이다.
기타
생일: 7월 3일
혈액형: RH+A형
종교: 기독교(개신교)
가족관계: 아버지(62), 어머니(60), 여동생(28), 개(5)
호: 학생, 가르침, 편안한 일상, 나노블럭 조립
불호: 강압적 어른상, 잔혹한 광경
목소리: Troye Sivan - FOOLS (https://youtu.be/vfD96yRT8cs)
말투: 그는 '묵묵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다. 단문의 대답과 물끄러미 두는 시선이 긴 대화를 대신했다. 말을 꺼낼까 싶다가도, 몇 번이고 입을 어물대다 침묵하기 일 수. 스스로의 말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한 번 말을 길게 꺼낼 땐 국어교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을 조리있게 잘 한다. 숙어를 곧잘 활용하고, 명언도 자주 인용하는 편. 본래 말을 잘했으나 특정 계기로 인해 자신을 잃은 것 같다.
지식: 본인의 전공인 역사나 사회문화 전반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있다. 반대로 이공계엔 약한 모양. 글 읽는 속도도 빠른데다 요점까지 정확히 짚어낸다. 학생들의 산더미같은 숙제를 채점하다 터득했다고 한다. 오탈자에 조금 예민하다.
전투: 싸움엔 소질이 없다. 전쟁 전에 했던 운동도 아침 조깅과 약간의 배드민턴이 다였다고 한다. 몸은 얼추 잡혀있지만 활용을 못하는 편. 아직까진 방어가 최선이라 믿고있다.
'집'에 오기까지의 경위: 폭격 당시 그는 퇴근 중이었다. 살던 집에 돌아갔을 땐 아무도 없었다. 그 집에서 한 달째 홀로 머무르던 어느 날, '혹시라도 가족이 주변까지 왔다 못 돌아오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러 나갔고, 그 사이 집마저 군인들에게 점거당했다고 한다. 이후 정신없이 주위를 헤매다 현재의 '집'에 도착했다. '집'에 막 도착했을 당시엔 잔상처가 지금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
가족의 행방: 그 외의 다른 가족들은 다른 주에서 전시회를 여는 동생을 만나러 갔다. 메이가니주로 돌아오기 전에 폭격이 시작된 모양. 가족들 중 그만 메이가니 주에 고립된 셈이 되었다.
소지품
일기장
- 그을린 녹빛의 스프링 노트. 작은 펜이 붙어있다. 안에는 전쟁이 일어난 후의 일지가 적혀있다.
첫 페이지는 '역사는 기록하는 자에 의해 쓰여진다'와 'since 2020.xx.xx~'으로 시작한다.
'집'에 도착한 시기
2개월 전
'집'에서의 이미지
침묵: 그는 기본적으로 조용했으며, 필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최근에 '집'에 온 이가 있다면 그가 말을 못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담: 묵묵한 그는 좋은 대나무숲이었다. 고민을 털어놓아도 슬픈 눈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 어떤 위로도 해결책도 내놓지 않았지만, 그 묵묵함이 오히려 위안이 되는 이도 있었을 것이다. 마치 비밀을 털어놓아도 안심되는 침대맡 곰인형처럼.
불면증: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거실을 서성이곤 했다. 같은 이유로 밤을 헤맨 이가 있다면 자주 만났을 것이다. 새벽녘엔 종종 대화도 한다고 한다.
학생: 그는 어린 사람과 있을 때 유독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특히 자신이 가르쳤던 고등학생 나이대의 사람에게 약했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거나 자리를 피하곤 했으니, 어린 주거자의 입장에선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전쟁 전 생활패턴: 그가 근무했던 고등학교는 메이가니 주 안에 있었다. 매일 같은 길을 따라 조깅하고, 개와 산책하기도 했다. 도서관에도 자주 들렸던 편이니, 근처에 살던 이라면 그와 종종 마주쳤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눈에 띄게 의기소침해졌다는 것도, 더는 '밝은 청년'이 아니라는 것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체구: 평균 성인 남성의 체격이다. 곧은 자세에 비해 고개를 자주 기울이고 있다.
손: 오른손잡이. 왼손 손목의 손목시계는 그가 처음 부임한 해의 생일, 학생들이 돈을 모아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주기적으로 약을 갈며 관리해왔다. 긴 소매 탓에 좀처럼 드러날 일은 없다. 소매를 걷어야할 일이 생겨도 가급적 오른쪽만 걷는 듯하다.
의상: 흰 셔츠에 베이지색 맨투맨티와 짙은 청색 가디건을 겹쳐입었다. 검은 바지 아래로 회색 양말과 운동화가 신겨져있다. 전체적으로 빛이 바랬다.